왠지 불안해서 산부인과를 찾은 임산부.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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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42 21.01.16 (토) 23:51






야근중에 '왠지, 뭔가 평소와 달라요' 라는 임산부로부터의 전화가 걸려왔다.


'아기는 움직여요. 움직이긴 하는데 뭔가가 달라요' 라며.


왠지 불안한 느낌에 당장 오시라고 했다.


임산부는 '이런 시간에 죄송해요, 아무 일도 아닐지도 모르는데' 라며 죄송하다는 듯이 말했다.


 


바로 태동검사를 해보니 확실히 아이는 움직이고 있었다.


움직여요! 라는 사인도 확실히 나왔다.


지금까지 여러 경험을 겪었지만 그런 경험에 해당하는 이상 징후를 알려주는 태아 심음은 없었다.


하지만, 아기는 움직이고 있어요! 라는 말에도 어머님의 불안한 표정은 바뀌지 않는 것이 신경쓰였다.


 


당직 선생님께 살짝 어머님의 불안과 내 불안을 각각 전달했다.


명확히 정상이 아닌 어세스먼트도, 보고도 뭣도 아니었고 게다가 출장의 선생님이셔서


그 늬앙스가 전달되었을지 불안했지만 선생님은 바로 초음파를 해주셨다.





 


'건강한 것 같은데...혹시 양수혼탁이려나?' 라며


양수의 휘도를 보여 말하셨다.


그때쯤부터 조금씩 태아심음에 건강해요! 라는 사인이 줄어들기 시작하며 모니터 그래프가 천천히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대로 바로 임시 제왕 절개로 분만을 하게되었다.


아이는 중증 신생아 가사(아프가 점수 1점).


곧바로 소생이 되어 다행히도 지금,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


그때 아이를 구한 건 조산사도 산부인과의도 아닌, 검진을 와주신 어머님이었다고 분명히 생각한다.




 


돌이켜보면 정말 가슴이 답답해지면서도 무섭다.


제일 무서운 건 어머님이 사과를 하고 배려하면서 전화를 주시고 미안하다는 듯이 내원한 것.


진찰 때 말고 아기를 느낄 수 있는 건 어머님이니까


어머님은 참으면 안되고


우리도 참게 해버리는 환경으로 만들면 안된다고 본다.


 


양수가 터졌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검사를 해봤더니 아니었다.


그렇다면 다음에 건강하게 만나요! 나중에 낳으러 왔을때에요! 면 된다.


아기가 움직이지 않는 걸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병원에 갔는데 아무일도 아니었다. 그렇다면 그건 그냥 다행스러운 일이다.


 


산부인과는 우리가 항상 말하는


'불안할 때는 언제든지 상담해주세요' 가 어머님들이 사양않고


그 말 그대로의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존재여야만 한다고 강하게 생각했다.


 


어머님, 검진은 나쁜 일이 아니에요.




 

마지막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한 어머님들이 늘어나기를.


*환자의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일부 픽션과 애매한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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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산부가 아니더라도, 아프거나 뭔가 이상하면 괜히 참지말고 병원에 가야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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