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프가니스탄 특유의 뻥스펙 때문에 가용전력이 한참 부족함.
- 아프간 정부의 부정부패로 미군한테 예산 더 타먹으려고 군인 숫자를 부풀렸다는건 이미 개붕이들도 잘 아는 사실임. 서류량 30만이 실질적으로는 5만명이었다고 하니 말 다 했음. 코만도 여단도 총원 3만에 가까웠다는데 이것도 문서상 병력이고 실제로는 미국의 지원축소와 병력 충원이 안되서 2만 안팍. 여단급에서 반격작전에 실질적으로 써먹을 수 있는 인원이 2개중대 밖에 안 나옴.
2. 다른 정부군들 트롤링이 너무 심했음
그래도 정상적인 군대라면 5만명으로 뺑뺑이라도 돌려서 최소 한달은 버텼을거임. 하지만 상대는 아프간이었음. 코만도들이 싸우려고 해도 작전공조를 해야할 정부군, 경찰병력이 싸울 생각이 없음.
대표적인 예 몇 가지,
1) 코만도들이 방어선을 지켜야할 경찰병력한테 '여기 중요한 곳이니까 꼭 지키셈'이라고 귀에 못 박히도록 말했는데 탈레반 보이니까 그냥 슝 하고 떠남.
2) 정부군들이 탈레반한테 뇌물 받아먹고 진지를 그냥 포기함.
3) 주요도로 경계에 투입시킨 다른 정부군들이 그냥 내뺌. 전투하라는 것도 아니고 그냥 총 들고 서있으라고 한건데 그것도 못함
4) 하루에 수백명씩 그냥 항복하다보니 작계상 부대가 현지에는 없음. 멀쩡한 방어선에 구멍이 남. 싸우다 전멸한거면 그나마 덜 억울한데 그것도 아님.
타 팀원들이 트롤짓을 벌이니까 코만도들은 그 빵꾸난걸 메꾸려고 출동해야함. 그런데 코만도들은 본래 타격전문임. 정상적이라면 진지 방어, 초소경계 같은 일은 정부군이나 2선급 병력들이 해야하는 일인데 이걸 정예부대인 코만도들이 하고 있음. 당장 헬기타고 날아가서 탈레반 수장들 모가지만 따도 시간이 모자란데 이딴 사소한 일까지 다 해줘야 하니 코만도들 입장에선 미칠 지경.
결국 이런 케이스가 커지고 커지다 마침내 터져버린게 8월 초 헤라트와 칸다하르에 특수전 부대인 크테카스, NDS(한국으로 치면 정보사 정도 되는 애들.) 같은 1티어급 부대를 다 꼴아박음. 얘네는 원래 닥템처럼 소수 정예로 후방타격하는 애들인데 한타 싸움에 몰아넣어버린 거임.
결국 이게 망해서 아프간 군 최후의 예비전력을 날려먹음. 스타로 치면, 닥템이 아무리 잘 싸워도 질럿들이 도망가서 방어선이 무너지니까 저글링 한두마리 더 잡고 뒤져버린거임. 가성비 개똥망.
3. 아프간 특유의 씨족사회 커넥션.
이 동네는 옛날부터 분쟁이 벌어지면 일단 총칼 들었다가 부족장들끼리 모여서 쇼부 보는걸로 시마이하는게 전통이었던 나라임. 그 버릇을 현재까지도 못 고쳐서 정부군들이란 것들이 반군이랑 쇼부를 보면서 항복을 함. 평소에도 군부대 지휘관이라는 새끼가 그 동네 탈레반 대가리하고 느이 서장 이러는 사이인게 현실. 그래서 서로 죽기 살기로 싸우기 보단 적당히 저기 산골 어디 오두막에 회의장 차려놓고 차 마시면서 '오늘은 우리가 좀 사릴테니까 봐쥬쇼잉~'이러면서 살아온거임. 참고로 현재 아프간을 장악한 탈레반 세력의 절반 이상은 과거엔 탈레반이 아니었던 그냥 산골 군벌 되는 애들이었음. 얘네도 이제 탈레반이 너무 커지니까 그냥 쇼부보고 수하로 들어간 것 뿐이지, 애초부터 골수 탈레반은 아니었음.
과거 미군이 있던 시절에도 이런 커넥션으로 적당히 상부상조하면서 살아온게 이번에 전부 터진 것.
소수의 코만도들이 아무리 잘 싸워서 구멍난 곳 한쪽을 틀어막는다 해도 다른 곳에서 수십개씩 터지는 판이니 감당이 안됨.
커버해야할 지역은 갈수록 넓어져만 가고, 아군들은 자꾸 항복하고, 보급은 없고, 퇴로도 끊기고, 월급도 안 들어오고, 카불에서는 현지상황 좆도 모르면서 헛지랄 같은 명령만 내리고....
그렇다고 포기할 수도 없으니 죽을 때까지 싸우는 수 밖에 없음.
이건 아직 항전중이던 코만도 대원들이 항복소식을 듣고 오열하는 장면.
진짜 쟤네 입장에선 인생의 모든걸 바쳤는데 어이없게 망해버렸으니 분할수 밖에.
아마 촉한의 강유가 딱 이런 느낌이었을 듯.
참고로 아프간 전역에 살아남은 코만도 대원들은 어떻게든 판지시르로 가서 최후의 항전을 준비할거라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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