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KT하고 있는 아현국사 화재 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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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635 19.03.07 (목) 10:50




지난해 11월 화재 피해 신촌 일대 상인들 만나보니

#. 서울시 마포구 염리동에 있는 백반집 주인 임모(64)씨는 지난해 11월 KT 아현국사 화재로 인해 2주가량 배달 주문을 받지 못했다. 백반집의 특성상 인근 상인들에게 점심ㆍ저녁 식사를 주문받아 배달하는 게 매출의 큰 부분을 차지하지만, 화재 직후 2주 동안은 이를 포기해야 했다. 임씨는 6일 “피해 보상을 해준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해준다고 해도 바쁜데 신청하러 갈 시간이 어딨나”고 말했다.

  

마포구 염리동에 있는 백반집 벽면에 적힌 배달 주문 내역. 이 가게를 운영하는 임모(64)씨는 KT 아현 국사 화재가 난 후 2주동안 전화 주문을 일절 받지 못했다. 그는 "보상금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는 처음 듣는다"고 말했다.


#. 5일 오후 신촌동 주민센터. 이대역 인근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정모(48)씨는 피해 보상 신청 서류를 제출했다가 “사업자등록증과 이름이 다르다”며 신청서를 돌려받았다. 정씨가 “사업자 등록증을 낸 이후 개명을 한 것”이라고 하자 KT 직원은 “주민등록등본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씨는 “손님 예약이 있는데 이것 때문에 긴 줄을 서서 또다시 절차를 밟아야 하느냐”고 하소연했다.

서울 마포구 대흥동 주민센터 앞에 안내된 입간판. KT 직원 2명이 상주하면서 신청 서류를 받고 있지만 서류 미비로 발길을 돌리는 소상공인도 있었다.
          
KT 아현국사 화재가 발생한지 100일이 넘었지만 피해 소상공인에 대한 KT의 피해 보상은 제자리 걸음이다. 소상공인연합회에 따르면 화재 피해를 입은 4개구에서 영업하는 소상공인 수는 약 10만명이다. 보수적으로 잡아도 최소 5만명은 KT화재로 인한 영업손실을 입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신청 마감일을 9일 앞둔 6일 현재까지 피해 보상 신청자는 8000여명에 불과했다. 중앙일보가 아현 국사 화재의 직격탄을 맞았던 신촌역ㆍ아현역ㆍ공덕역 일대의 소상공인들을 찾아 점검해본 결과 ▶신청 절차가 까다롭고 ▶연 매출 30억원 이하 상인도 신청할 수 있게 기준이 바뀐 사실 자체를 모르는 경우도 많았다. 번거로운 신청 절차에도 불구, KT는 하루 5만원꼴의 일괄 보상 방안을 상생협의체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보상 신청하려면 생업 하루 접어야”

보상 신청을 못 한 이들은 대부분 주민센터를 방문하기 위해 가게를 비울 수 없는 형편인 경우가 많았다. 아현역 인근에서 수퍼마켓을 운영하는 채모(64)씨는 온종일 혼자 가게를 지킨다. 스포츠토토와 로또, 담배와 술ㆍ음료 등을 판다. 하지만 아현 화재로 전화선이 10일가량 복구가 안 돼 KT 망을 이용하는 로또 판매와 술ㆍ담배 등에 대한 카드 결제를 하지 못했다. 채씨는 “사고 난 이후 전혀 소식을 못 듣다가 6일에 KT 직원이 와 신청 안내문 주고 간 게 전부”라며 “신청 방법을 알았다 해도 가게 문을 닫고 갈 수는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이대역 부근에서 정육점을 하는 서범준(46) 사장은 “보상금이 얼마나 될까 회의적”이라며 “몇 푼 받느니 가게를 지키는 게 더 낫다”고 말했다. 숙박업에 종사하는 한 사업주는 “주민센터에 갔다가 두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고 해서 그냥 돌아왔다”고 말했다.
 

화재가 발생한지 100일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피해 보상 신청을 하지 못한 소상공인 중에는 고령층, 1인 사업자가 많았다.              
발로 뛰며 알렸다는데 상인들 ‘금시초문’

KT는 36곳의 ‘집중케어’ 상권을 설정해 KT 직원들이 해당 상권을 순회하면서 신청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장에선 보상 사실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허다했다. 공덕역 근처에서 죽집을 운영하는 김동희(37) 사장은 “죽집은 전화 주문이 많은 업종”이라며 “전화가 안 돼 사고 당시 주말 장사를 접었는데 피해 보상 얘긴 처음 듣는다”고 말했다.
전기 회사를 운영하는 서경아(49)씨는 바뀐 보상 대상 기준을 지난 4일에서야 알았다. 서씨는 “연 매출 5억 이하만 신청 가능하다고 해서 KT에 전화해 ‘5억 이상인 소상공인들 손해 금액이 더 크지 않겠느냐’고 따졌더니 ‘모른다’는 대답만 돌아왔다”며 “포기하고 있었는데 30억원 이하로 조정된 사실을 왜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하루 5만원 보상안' 후폭풍 예고

소상인들이 피해 보상 신청을 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신청 과정이 복잡하다는 것이다. 전화·온라인 등의 방법으로도 신청이 가능하지만, 중장년층의 경우 이를 꺼리는 경우가 많았다. 주민센터를 찾아가는 것이 그나마 손쉬운 방법이지만 이 역시 만만치가 않다. 준비해 온 3장의 서류와는 별도로 현장에서 3장의 서류를 추가로 작성해야 한다. 사업자 등록증을 가지고 오지 않아 도로 돌아가는 상인들이 속출했다. ‘피해 사실 신청서’엔 대표자 신상과 월평균 매출액, 추정 피해액, 이용 중인 서비스 장애 내용 등을 상세히 작성해야 한다.
 

지난해 11월 KT 아현국사 화재로 인한 피해 보상금을 지급받기 위해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들이 작성해야 하는 서류. 이밖에 신분증, 사업자등록증사본, 계좌사본 등의 서류가 필요하다. 
             

이렇게 까다로운 절차에도 불구하고, 보상액 자체가 크지 않을 전망이어서 후폭풍이 예상된다. ‘KT 통신구 화재에 따른 상생보상협의체’에 따르면 KT는 피해 기간이 1~2일일 경우 10만원, 3~4일 20만원, 5일 이상은 3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종이나 피해 규모에 상관없이 일괄 지급 방식이 확정되면 상인들의 불만은 더 커질 전망이다.
 

             

연세대학교 인근에서 중식당을 운영하는 김모(38)씨는 “장애를 겪은 6일 동안 받지 못한 배달 주문만 하루 40~50건에 달한다”며 “배달로 인한 손실만 250만~300만원 수준인데 겨우 몇십만원을 주기 위해 그동안 이렇게 복잡한 신청 절차를 밟으라 했던 것이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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